개요
감독 : 정지영
출연 : 설경구, 유준상, 허성태, 염혜란
상영시간 : 124분
시놉시스
1999년 전라북도 완주군에서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잡힌 세 소년과 진실을 밝히려는 한 형사의 이야기.
후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뤄졌던 워낙 유명한 사건이기 때문에 줄거리는 간단히 서술하자면 3명의 소년들이 강도 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한 베테랑 황준철 형사 (설경구 역)가 잘못된 수사를 바로 잡아보려 노력한다. 그렇지만 기존 수사를 해왔던 세력들의 방해로 사건은 그대로 묻히고 황형사는 좌천된다. 그리고 16년 후 사건을 제대로 다시 되돌리기 위해 재심을 준비하고 끝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정지영 감독의 얘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사법 시스템을 비판한 '부러진 화살', 군부독재시절의 인권 유린된 김근태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남영동1985', 론스타사건의 '블랙머니' 그리고 '소년들'까지 오랫동안 계속해서 이 사회의 어둡고 부조리한 측면을 영화화해 주고 있는 감독이다. 차기작은 제주 4.3 사건을 다루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꾸준하게 이 사회의 어둡고 아픈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소신 있는 감독이다.
이 작품에서 설경구가 보여준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영화의 시작은 황준철 형사가 16년간 좌천되어 이 섬, 저 섬 돌아다니다가 말년에 겨우 편한 곳으로 올라와 동료 형사들에게 축하받는 회식 자리부터 시작된다. 그때 그는 오랜 시간 고생을 하지만 세월이 켜켜히 묻은 자애로운 중노년의 눈빛을 연기한다. 그리고 이 회식 시퀀스가 끝나고 나면 16년 전 사건이 발생되는 시점의 베테랑 형사로 돌아간 모습인데 이 전장면과 전혀 다른 눈빛을 연기한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란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판이하게 다른 눈까지 연기하는데 정말 박수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이 작품이 어디까지고 좋은 면만은 있다곤 할 수 없다. 마지막 재판장면이나 영화의 전개 방식이 지금 우리가 보기엔 좀 올드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좀 있다. 이런 부분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훼손시키진 않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실제 사건과는 다르게 가상의 인물인 황준철 형사가 사건을 파해치고 그 와중에 권력에 부딪히며 오히려 진실을 밝히려는 자신이 피해를 받는 부조리한 수사 시스템을 말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조리함이 법정으로 밝혀져도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는다. 자신의 영전을 위해 공권력을 멋대로 쓰지만 그 잘못된 권력 사용의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현재도 책임지지 않는 권력이 남용되고 있다. 세상이 조금만 더 정의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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