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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 리뷰

[영화] 밀수 (Smugglers) <2023>

by 어쩌다박군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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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영화는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바닷속에서 해녀들이 전복등의 해산물을 채취하지만 공장의 폐수 탓에 다 상해 허탕이 반복된다. 그러다 세관의 눈을 피해 바닷속에 밀수품을 건져 올리는 의뢰를 받는다. 불법적인 일을 하는 거라 맹룡선의 선장인 엄선장은 처음엔 반대를 하다가 돈을 벌기 위해 해녀들과 밀수품을 건져 올리는 일을 시작한다.
 
이후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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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수 일을 하면서 이전 물질과는 다르게 많은 돈을 번 일행에게 좀 더 큰 금괴를 건져 올리는 제안을 받지만 엄선장은 더 이상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 반대를 하지만 춘자(김혜수 역)와 진숙(염정아 역), 장도리(박정민 역)는 블로커를 엄선장 몰래 만나 일을 진행시킨다. 하지만 이 일은 결국 세관원들에게 걸리고 허둥대고 혼란한 틈 속에서 춘자는 다들 잡혀 갈 때 자신만 몰래 도망치고 진숙은 아버지와 동생을 잃고 징역살이까지 하게 된다. 진숙은 징역살이를 하면서 면회 오는 해녀들을 통해 춘자가 포상금을 받기 위해 세관원들에게 신고한 것으로 오해를 한채 출소한다.

 그렇게 오해가 쌓이는 동안 춘자는 지역을 옮겨 서울에서 밀수품을 몰래 파는 방판을 하고 다니면서 생계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수완이 좋아서 그랬는지 그 지역 밀수품 상권을 꽉 잡고 있던 권필삼(조인성 역)에게 눈에 띄어 납치를 당한다. 필삼은 춘자에게 그동안 입은 피해액을 갚으라고 협박당하고 꾀를 낸 춘자는 그 당시 부산이 세관의 감시가 심한 부산 대신 다른 판로를 열어 주겠노라고 딜을 하게 된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군천으로 춘자는 내려온다. 자신의 평판이 그 지역에서 안 좋다는 걸 아는 춘자는 예전 다방에서 막내로 일하다 다방까지 인수한 고옥분(고민시 역)에게 다가가 현재 군천의 상황을 전해듣게 된다. 군천 밀수 바닥은 장도리가 해녀들을 못살게 굴면서 해녀들이 살기 좀 어려운 처지고 불만이 가득한 것을 확인한다. 이를 이용해 춘자는 장도리에게서 주도권을 가져온다.

 한편 해녀 중 하나인 억척이가 바다에서 물질을 하다가 다리가 잘리는 일이 발생하고 춘자의 일을 받지 않으려던 진숙은 결국 춘자와 권상사의 일에 참여하기로 한다. 그리고 춘자는 세관의 눈을 속이고 권상사의 밀수품을 건져 올리는 첫 번째 물질을 성공한다. 

 다음으로 다이아를 건져 올리는 좀 더 큰 건을 계획하는 와중에 진숙은 예전에 밀수품을 건져 올리다 세관에게 걸린 일이 장도리가 장춘에게 신고한 거란 걸 알게 되며 춘자에게 쌓인 오해를 풀게 된다. 이 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춘자와 계획을 세운다. 그 와중에 장도리는 권상사에게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 다른 지역의 깡패들까지 동원해 권상사 호텔로 갑자기 몰려들어가 권상사를 쓰러뜨린다. 그 후 함께 있던 춘자를 협박해 이후의 계획을 듣고 춘자를 데리고 자신의 사무소로 끌고 간다. 

 진숙과 옥분은 장도리가 3억짜리 밀수품 건지는 일을 장춘 몰래 진행시키고 있다고 장춘에게 오해를 쌓게 만들어 둘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던 일이 성공하고 장춘은 검사들과 함께 장도리의 사무실을 습격해 다른 깡패들을 모조리 잡아가고 장춘은 몇몇 무리들과 장도리와 해녀들과 함께 밀수품을 건지러 바다에 나간다. 

 바다에서 해녀들에게 엽총으로 위협을 가하며 밀수품을 건져 올리도록 시킨다. 그 후에 같이 온 깡패들에게 스쿠버 다이빙 할 때 착용하는 장비들을 가지고 물속에서 해녀들을 죽이라고 시킨다. 하지만 물속에서 더 익숙한 해녀들이 반격하여 남자들을 다 쓰러뜨리고 배로 올라와 장도리와 장춘까지 응징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감상평

 영화의 전개는 무척 빠르다. 스토리는 이런 반전 저런 반전적 요소들을 시간 순을 다르게 배치하여 영리하게 서사를 풀어나간다. 그러면서도 자칫 복잡하게 보일 이야기들이 어렵지 않게 꾸준히 인물들을 통해 설명해 준다. 그래서 영화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은 이야기처럼 느껴지면서 속도감이 있으면서 불편하지 않게 감상하게 된다. 
 철저히 고증된 소품부터 70년대의 향기가 느껴지는 패션들과 그 시대를 추억하게 하는 음악은 영화를 좀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무더위가 계속되는 이 현실을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시원한 바다 배경은 더없이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수중 액션씬은 그 시원함의 절정이었다. 그리고 바닷속이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수평적으로만 진행되던 액션이 수식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은 제법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페미.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페미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70년대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힘으로 불합리함에 자신들의 힘으로 쟁취하는 승리는 그렇게 거부감 있게 다가오지 않은 여성서사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

 좋은 볼거리가 있었던 만큼 아쉬운 부분도 큰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째로 연기 춘자역을 맡은 김혜수는 분명 연기력이 논란되는 배우는 아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춘자의 연기는 디렉팅에서 좀 더 과장되게 캐릭터를 해석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색한 게 아니라 뭐랄까.. 시대에 맞지 않은 과장된 연기가 보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진숙역을 맡은 염정아는 수수한 복장에 담백한 현대적 연기를 한다. 하지만 의상자체도 독특하고 과장된 옥분과 춘자는 80,90년대 콩트를 보는 듯한 과장된 연기가 좀 불편하게 다가왔다.
 두 번째는 허술한 서사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화는 속도감이 빠르다. 통수에 통수를 치는 서사구조인데 사실 이 통수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게 아쉽다. 춘자가 배신을 하지 않았을 거란 건 뻔히 보이고 이는 누가 배신을 하고 누구와 손을 잡았는지 포스터만 봐도 대충 짐작되는데 이 평이한 플롯을 시간적 배열을 통해 뭔가 대단한 것처럼 묘사하는 게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에 따라 함께 제기되는 개연성.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인물들의 행동을 납득하고 이해하는데 한계점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옥분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이들을 돕는가? 옥분은 영화 내에서 반전적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아주 중요한 매개다. 중요 단서를 가져오고 누굴 속이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누구보다 헌신적이다. 하지만 이 인물이 왜 이렇게까지 행동하는지 영화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서사의 완성은 납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납득을 시켰는가는 물음표가 간다. 
 마지막으로는 CG. 제작비의 차이는 분명 있겠지만 바닷속의 CG 사실 좀 아쉽다. 좀 더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현실적으로 잘 그렸으면 좋았겠지만 좀 아쉬울 따름이다.
 
 

 

총평

 영화는 시원한 바다 배경으로 시원한 액션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원시원하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많지 않지만 액션씬은 이 작품에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다만 류승환이라는 감독에 품은 기대가 너무 컸던 건지 영화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냥 쉽게 즐길 수 있는 최동훈표 케이퍼 무비를 류승완 감독 버전으로 풀어낸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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